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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eho ​Choi

sick bag'

그는 비행기를 탈 때마다 앞좌석 주머니에서 sick bag을 하나 꺼냈다.

토할 일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그는 가끔 그것에 글을 썼다. 비행기가 이륙하고 안전벨트 표시등이 꺼진 뒤에 쓰기도 했고, 착륙하기 직전에 쓰기도 했다. 어떤 때는 한 줄만 썼고, 어떤 때는 아무것도 쓰지 않았다. 쓰고 난 봉투는 대개 다시 앞좌석 주머니에 넣어두었다.

그는 그냥 그렇게 했다.

뉴올리언즈로 가는 비행기에서도 그는 하나를 꺼냈다.

이번에는 아무것도 쓰지 않았다.

뉴올리언즈에서는 사람들이 천천히 움직였다.

그는 그것을 며칠 동안 알아차렸다. 사람들이 실제로 느린 것인지, 자신이 그렇게 보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식당에서는 오래 앉아 있었고, 길에서는 급하게 걷지 않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앉아 있는 사람도 많았다.

그는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조금 우월해졌다.

자신은 저렇게 살지 않았다.

그는 늘 바빴고, 더 좋은 곳으로 옮겨 다녔고, 더 좋은 호텔을 알아보는 법을 알고 있었다. 좋은 직업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별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조금 다르다고 생각했다.

그 생각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그는 사람들 사이에 잘 섞이지 못했다. 그렇다고 혼자 있는 것을 특별히 싫어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혼자 있는 편이 편했다. 누구에게도 자신의 속도를 설명할 필요가 없었고,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묻는 사람도 없었다.

그는 그것을 독립이라고 생각했다.

 

가끔은 취향이라고도 생각했다.

그는 그것을 삶이라고 생각했다.

어느 날 밤 그는 작은 재즈바에 들어갔다.

한 남자가 만돌린을 치고 있었다.

나이가 많지는 않았다. 머리는 조금 길었고, 셔츠는 오래 입은 것처럼 보였다.

그는 노래를 부르다가 가끔 웃었다. 누가 웃기지 않아도 웃었다.

 

그는 바에 앉아서 그 남자를 한참 보았다.

연주가 끝난 뒤 그 남자가 옆자리에 앉았다.

“Where are you from?”

 

“Wales.”

“Wales?”

“Yes.”

“Why New Orleans?”

그 남자는 잠시 생각했다.

“I don't know.”

그는 웃었다.

“That's it?”

The man smiled.

“I suppose.”

그는 그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자신이라면 어디에 왜 있는지 설명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는 자신이 하는 일을 말했다. 몇 문장이 필요했다.

웨일스에서 온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Nice.”

그게 전부였다.

그는 조금 실망했다.

다시 만돌린 연주가 시작되었다.

웨일스에서 온 남자는 노래를 부르면서 웃었다.

그는 그 웃음을 계속 보고 있었다.

그 남자가 행복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행복한 사람을 본 적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그에게는 서둘러야 할 이유가 없어 보였다.

그는 그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조금 불쾌했다.

그 남자가 어디에서 사는지 궁금했다. 어떤 일을 하는지도 궁금했다. 아마 많은 돈을 벌지는 않을 것 같았다. 집세를 내야 할 것이고, 악기도 어딘가에 보관해야 할 것이다.

그는 맥주를 마시면서 생각했다.

아마 저 사람도 집에 돌아가면 다른 사람이 될 것이다.

돈이 필요할 수도 있고, 집세가 밀렸을 수도 있고, 누군가와 싸웠을 수도 있다.

행복해 보이는 것과 행복한 것은 다르다.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 생각은 꽤 합리적으로 느껴졌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남자와 있을 때는 자신이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어디에서 왔는지도, 어디로 가는지도 중요하지 않았다.

 

그는 그 사실을 오래 생각하지 않았다.

 

그날 밤 바를 나왔을 때 거리는 조용했다.

 

그는 호텔까지 천천히 걸었다.

 

다음 날 아침 그는 커피를 마시면서 이메일을 확인했다.

 

몇 개의 메시지가 와 있었다.

 

그중 하나는 좋은 소식이었다.

 

그는 그것을 읽고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잠시 뒤 아무 이유 없이 웨일스에서 온 남자를 생각했다.

 

이름은 기억나지 않았다.

 

그는 여행에서 돌아왔다.

 

비행기가 이륙한 뒤 그는 앞좌석 주머니에서 sick bag을 꺼냈다.

 

이번에는 바로 찢었다.

 

봉투 한쪽에는 작은 글씨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

 

FOR MOTION SICKNESS.

 

그는 그것을 한동안 바라보았다.

 

그리고 봉투 뒷면에 썼다.

 

Wales.

 

그 아래에 한 줄을 더 썼다.

 

I don't know.

 

그는 그 두 문장을 잠시 바라보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를 더 적었다.

 

그 남자의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비행기는 구름 위를 지나고 있었다.

 

그는 봉투를 접었다.

 

주머니에 넣었다.

 

.
 

Draft for archival purposes.
A revised and expanded version will be prepared for publication.
🔗 sick bag'_English_Trans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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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aeho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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